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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포기제도 도입에 관한 반대 의견

  • 김 * 림 님
  • 2026-06-18

현황/문제점

안녕하세요. 현재 학점포기제도 도입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학생 의견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대 의견 또한 학교측에서 균형 있게 고려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작성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막학기에는 수강 부담을 줄이고 취업 준비에 집중합니다. 현재도 이미 학점 인플레이션이 심한 상황에서 학점 포기제도가 도입되면 낮은 성적을 삭제하고 재수강하는 것이 사실상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가장 많이 이야기 나오는 게 6학점 정도 포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취업 준비에 몰입해야 하는 막학기까지도 최대 학점으로 수강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즉시 취업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학우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선택이 개인의 자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B0 이하 과목 한두 개만 정리해도 평균 학점은 유의미하게 상승합니다. 현재의 재수강 제도는 성적이 지나치게 낮은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기회를 제공하고, 성적 상한도 두고 있습니다. 반면 학점 포기제도는 상대적으로 적용이 쉬워 학점 경쟁 자체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너무도 큽니다. 결국 제도를 이용하지 않는 학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고, 모두가 재수강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당장 저만 해도, 지금 학점이 4.2점대인데 학점 하나만 정리하면 4.3점대로 올라가게 됩니다. 다른 학생들이 그렇게 학점을 올리는 상황에서 이를 포기할 수 있는 학생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성적을 받았더라도 자신의 학점이 전혀 아쉽지 않은 학생이 얼마나 있을까요? 설문 결과를 직접 받아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점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는 항목에 체크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결과는 학점 포기제도를 찬성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학점포기제도가 도입될 경우 많은 학생들이 이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대학의 성적은 본래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구분하기 위한 지표입니다. 모두가 A+를 받을 수는 없으며, 같은 조건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낸 학생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물론 질병, 가정사, 경제적 문제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학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 경우 F학점과 같이 학업 성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일부 성적에 한해 제한적으로 포기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은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 논의되는 학점 포기제도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학생을 구제하는 제도가 아니라, 사실상 대부분의 학생이 학점을 높이기 위해 활용하는 제도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학점포기제도는 사실상 재수강 상한선을 없애버리는 제도와 비슷하면서, 그것보다도 더 큰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우선 재수강의 경우 시험 유형이나 강의 내용을 이미 한 차례 경험한 학생들과 처음 배우는 학생들이 같은 상대평가 체계 안에서 경쟁하게 되고, 해당 과목을 처음 듣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서 경쟁하게 됩니다. 또한 재수강 성적 상한이 A0로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미 재수강을 통해 성적을 올린 학생들은 더 높은 성적을 받을 기회가 없었음에도 학점포기제도를 활용한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학점포기제도는 다시 수업을 듣고 평가받는 과정은 거치고 싶지 않고, 낮은 성적만 없애고 싶을 때 활용하게 될 제도입니다.

또한 학점포기제도는 전체적인 A 학점 비율을 늘리는 제도가 아닙니다. 따라서 학점을 포기한 학생의 성적이 개선되면, 상대적으로 다른 학생들의 석차는 하락하게 됩니다. 누군가의 평점이 올라가면 같은 학교 학생들 사이의 상대적 위치가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취업이나 장학금, 대학원 진학 등에서 활용되는 석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제도를 활용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불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학점포기제도는 포기 가능 학점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수혜자와 비수혜자가 명확하게 갈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C+ 이하만 포기할 수 있도록 할 경우 해당 성적을 보유한 학생들은 직접적인 혜택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사실상 제도를 활용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평점과 석차의 변화로 인한 영향은 함께 받게 됩니다. 따라서 제도 도입 시 혜택은 일부 학생에게 집중되는 반면, 상대적 불이익은 다른 학생들에게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해당 제도는 꾸준히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학생보다, 일부 과목에서만 매우 낮은 성적을 받은 학생에게 훨씬 큰 이익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와 D가 섞여 있는 학생은 낮은 성적을 삭제하는 것만으로 평점이 크게 상승하지만, 모든 과목을 B+ 이상으로 관리한 학생은 제도를 활용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그 결과 성실하게 학점을 관리해 온 학생보다 성적 편차가 큰 학생이 상대적으로 더 큰 혜택을 받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부차적으로는, 한 과목을 버리고 다른 과목에 치중하면 그 한 사람에게는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수업 내용이나 평가 방식이 기대와 다르거나 팀플 조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조에 피해를 끼치면서 강좌를 버리는 선택도 가능해집니다. 이는 끝까지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학점 포기제도가 당장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찬성할 수 있는 제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심연을 들여다보면 성적이 갖는 변별력을 약화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취업 준비 시기 늦춰짐, 학점 인플레이션, 추가 수강 부담, 수강신청 경쟁 심화, 수업 참여 의욕 저하 등 이곳에 미처 다 적지 못한 수많은 부작용은 결국 성실한 학생들이 전부 감당하게 됩니다. 학점포기제도는 처음부터 꾸준히 학업에 임해 좋은 성적을 유지한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사이의 차이를 줄이고, 부담은 더욱 가중하는 제도가 될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안

질병, 가정사, 경제적 문제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학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 경우 F학점과 같이 학업 성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일부 성적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포기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다만 현재 논의되는 것처럼 전면적 학점 포기제도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학생을 구제하는 제도가 아니라, 사실상 대부분의 학생이 학점을 높이기 위해 활용하는 제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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